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회장직 물러나고, 경영권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회장직 물러나고, 경영권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
  • 이지연 기자
  • 승인 2021.05.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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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홍 회장은 4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사임의사를 전하고, 경영권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 저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지 22일만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에서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회장은 자사제품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에 대한 사과로 발언을 시작했다.

홍 회장은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사안들을 거론하며 사과의 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홍회장은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말했다.

수년간 이어진 논란에 홍 회장이 직접 공개석상에 나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계신 남양의 대리점주분들과 묵묵히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남양유업 임직원분들께도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미안하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홍회장은 “모든 잘못은 저에게서 비롯되었으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지금까지 좋은 제품으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려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두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시고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며 대국민 사과를 마무리 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주관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하면서 당일 주가가 급등하는 등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므로 질병의 예방,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전한 식품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 행위는 적극 차단하겠다“고 일축하며, 남양유업을 고발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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